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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물 소재 개발

식약처 컨설팅 2011. 2. 14. 13:40

"화학의약품 개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바이오는 플레이어가 너무 많다. 돌파구는 천연물이다."

천연물신약 시장을 잡기 위한 전 세계 제약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일찌감치 이 분야에 뛰어든 국내 제약회사들의 시장선점 기대감도 크다. 관건은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자료의 확보다.

천연물신약은 전체 의약품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아직 대세까지는 아니라 해도 2020년 세계 시장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엄청난 인력과 돈을 투자하는 이유다. 세계 1위 제약사 화이자는 2006년 식물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머크, 릴리 등 유수의 다국적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GSK는 아예 천연물신약 벤처社를 인수했다.

천연물신약은 동양의 '전통의학'과 맥이 닿으면서 우리에게 다소 친숙한 측면이 있다. 개발과정은 철저히 서양의학에 의존하지만 '부작용이 적을 것'이란 소비자의 신뢰감은 큰 장점이다.

이는 개발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이유와 함께 국내 제약업체들이 일찌감치 천연물시장에 뛰어든 동기가 됐다. 의약품시장의 흐름을 읽은 선견지명은 아니라 해도, 현재까지 이뤄낸 성과는 세계 시장 진출의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발된 천연물신약은 총 4개다. 2001년 SK케미칼은 위령선ㆍ괄루근ㆍ하고초 등 생약으로 만든 '조인스'를 개발했다. 관절염에 쓰이는 이 약은 연매출이 200억원을 넘는다. 가장 성공한 천연물신약은 동아제약의 위염약 스티렌이다. 쑥 추출물로 만들었으며 지난해 800억원이 넘게 팔렸다.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최종 허가를 받은 녹십자의 골관절염약 신바로도 기대를 모은다.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약에서의 개발도 활발하다. 은행잎 추출물 성분인 동아제약의 써큐란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포도잎에 든 '폴리페놀'을 이용해 혈관벽의 강도를 높여주는 '안토리브'라는 약도 개발돼 팔리고 있다.

국산신약들이 내수에 머무르는 동안 세계 시장은 글로벌제약사들의 독무대다. 항암제 '탁솔'과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등이 가장 유명하다. 탁솔은 주목나무 껍질에서 추출물을 얻어내며, 타미플루는 팔각나무의 열매인 팔각화향에 함유된 '시킴산'이란 성분을 합성해 만든다. 가능성은 있는데 세계 진출이 더디자 정부가 팔을 걷어부쳤다. 지식경제부는 천연물신약을 미래산업 선도기술 중 하나로 채택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천연물 신약연구개발 촉진계획을 수립했다. 국내 천연물 연구분야를 세계 3위에 진입시키고, 글로벌 천연물신약 2종 이상을 개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천연물신약 임상시험은 총 48건이다. 국내 천연물신약이 국제적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식약청이 '품질 동등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시장성공의 관건은 '자료의 표준화'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충분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도 문제다. 화학의약품과 달리 생약의 경우 제품마다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극복해야 한다.

손미원 동아제약 천연물신약 책임연구자는 "자연재배 천연물의 경우 같은 작물이라도 유효성분이 많게는 1만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품화에 어려움이 크다"며 "천연물신약에 맞는 세계 규격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천연물신약 시장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기 위해선 제약업체간 상호 노하우 공유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아시아경제>